Home LIFE&CULTURE 드라이브 소형SUV 티볼리 아머 타고 속초 드라이브, 보고 먹고 느끼는 ‘알쓸신잡 여행’

소형SUV 티볼리 아머 타고 속초 드라이브, 보고 먹고 느끼는 ‘알쓸신잡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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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친구, 2박 3일 속초 여행을 떠나다”

 

저에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 자라, 심지어 어머니들도 서로 알고 지내 정도의 아주 오래된 친구들인데요. 40대 중반, 모두 한 집안의 가장이자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나이이죠. 그런 중년 아저씨 4명이 2박 3일의 속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계획에 없던 여행의 단초는 올해 들어 한 달에 한두 번 꾸준히 가족여행을 다니던 제가 이번 달에는 아내와 딸이 해외에 나가 있어 무산될 상황에 처하면서 였는데요. 꾸준한 여행은 제 올해 목표이기도 했기에 친구들에게 조심스레 제안을 했습니다. 친구들아 속초로 여행 가자!

 

알고 지낸 지 35년이나 됐지만 이번 속초 여행은 시기와 장소가 묘하게 잘 맞아떨어져 가능했습니다. 저의 일이기도 했지만 한 친구가 임원승진 턱을 제대로 낼 기회기도 했죠. 게다가 한 친구는 속초에 숙소를 소유하고 있어 즉흥적이지만 꽤 그럴싸한 여행 계획이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이지만 속초여행은 처음인 것 같아 설렜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처음은 아니었네요. 2004년 이 네 친구와 가족들 모두가 함께 속초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벌써 13년 전 일이라니, 새삼 감회가 새로워집니다.

 

여행 계획은 한 달 전에 결정된 것이지만 각자 일이 바쁘다 보니 출발 당일 모두 모인 것은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중년 남자들끼리의 여행에서 장보기는 필요 없었지만 늦은 밤 시간에 움직이는 터라, 졸음을 깨울 주전부리를 골랐습니다. 그렇게 서울 반포, 친구의 집을 출발하니 시간은 어느새 밤 11시를 넘었습니다.

 

 

“야간, 고속도로 주행? 티볼리 아머 덕분에 문제 없어”

 

■ 자정의 가평휴게소

 

야간 운전은 정체가 없어 그리 졸리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랜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니 말이죠. 하지만 전조등 불빛이 닿는 좁은 영역과 앞차의 후미 등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속도 감각이 무뎌지고 시야는 더욱 좁아집니다. 졸지 않았음에도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종종 차선을 밟고 주행하게 되는데요. 야간 도로에 차가 많지 않더라도 위험한 상황은 종종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 자동차에 단계적으로 ADAS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기술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운전자가 잠시 주의력을 잃거나 심지어 졸더라도 자동차 스스로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취한다는 개념은 동일하죠.

 

■ LKAS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좌측)

 

이번 여행을 함께한 쌍용차 티볼리 아머에도 이런 기능 일부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전방추돌 경고장치, 사각지대 감시장치 등이 그것입니다. 이중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차선유지 보조 장치, LKAS입니다. 이 기능은 시속 60Km 이상에서 작동하는데 자동차 전용 도로의 회전 구간에서 도로의 선형을 따라 스스로 주행하는 수준으로 이는 국내 경쟁사의 반 자율 주행 기능과 흡사한 수준입니다. 이 기능 덕분에 더욱 안전하게 야간 주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인제양양터널의 경관 조명

 

서울에서 속초까지는 꽤 먼 거리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지난 6월 30일 개통된 동서고속도로, 다른 이름으로 서울양양고속도로는 공식적으로 서울 미사리 시점에서 양양 JC까지 90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동해고속도로 연장구간인 속초 IC까지 계산하면 2시간가량 걸리는 데요. 개통 다음 날 달려본 경험으로는 최소 3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속초 시내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하니 딱 3시간이 걸려 오전 2시입니다.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었지만 맑은 날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있었습니다. 여행 기간 내내 비가 오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백두대간(白頭大幹)을 넘기도 전부터 비는 오히려 거세졌죠. 국내 최장 터널인 인제양양터널의 입구와 출구의 날씨는 천지 차이였습니다.

 

■ 전/후 50:50 구동력 고정 배분 표시등

 

양양군에 접어들자 소나기 수준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속도를 시속 60~70Km로 유지하며 달렸습니다. 그래도 마음 놓이는 이유는 이번 여행을 함께한 티볼리 아머가 상시 사륜구동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사륜 방식을 선택하면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차체 제어가 쉽습니다.

 

 

“본격적인 속초 여행의 시작, 물곰탕 그리고 방파제”

 

■ 1. 속초 설악대교 / 2. 동명항 입구의 식당가

 

피곤한 일상과 야간의 장거리 이동으로 자리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침 일찍 눈을 뜬 것은 빗소리 때문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아침 6시에 미시령 고개에 올라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봐야 하지만 밖은 여전히 비가 오고 시간은 이미 6시를 넘었네요.

 

■ 물곰탕

 

친구들을 깨워 7시가 넘어 아침식사를 하러 나섰습니다. 여행 이튿날 아침 메뉴로 정한 것은 물곰탕입니다. 이 심해어의 정식 명칭은 ‘곰치’인데요. 몇 번의 속초 여행에서도 시도 해본 적 없는 음식이지만 아저씨들이라면 가능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어디서 먹을지는 여전히 고민거립니다. 그렇게 찾은 곳은 영금정, 동명항 입구에 줄지은 식당촌입니다. 이 중에서 할머니 집을 선택했는데요. 가게 앞에서 식 재료를 손질하고 계시던 할머니가 친절하셔서 다른 건 따지지도 않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격은 1인 당 1만 5천 원.

 

처음 먹어보는 물곰탕의 첫인상이 독특함 그 차체입니다. 충분히 익혀 나왔지만 여전히 물컹거리는 살은 간장에서 숙성된 게살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곰치살보다는 시원한 국물 맛이 더 좋았습니다.

 

■ 3. 동명항 활어센터 / 4. 공용주차장의 티볼리 아머

 

다음 행선지는 지척의 동명항입니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방파제로 향했습니다. 주차장 바로 옆에는 영금정도 있습니다. 영금정 아래 바다 위에 있던 정자는 대대적인 보수 공사 중이군요. 일행 중 두 친구는 춘천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저를 만나러 왔다가 하루 자고 속초로 떠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방파제를 함께 걸었다고 하네요.

 

■ 동명항 방파제

 

거친 파도가 찰랑거리는 방파제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나와 달리 그저 걷고 구경하는 친구들의 기분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이때부터 친구들의 수다가 시작됩니다. 그 내용은 ‘알아두면 쓸 데 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에나 나올 법합니다.

 

“산책 코스로는 여기! 설악산 소공원”

 

■ 비구름 속의 권금성과 케이블카

 

동명항에서 출발하여 설악산 소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속초에는 몇 개의 로터리가 존재하는데 동명항 근처의 로터리는 이날 5번은 돈 것 같습니다. 묘하게 코스가 겹치기도 하고 2번은 길을 헤매다 지나간 것입니다. 하지만 속초라는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금방 되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 설악산 신흥사 통일대불

 

권금성에 올라가는 것은 설악산 소공원에서 기상 상태와 케이블카 탑승객 규모를 봐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이날 소공원 주차장까지 막힘이 없었습니다. 2일 전부터 내리는 비로 인해 주말임에도 관람객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막상 비구름에 가린 권금성을 보니 올라갈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한 친구는 정장구두를 신고 있고 저와 다른 친구는 보트슈즈와 샌들을 신었기 때문이기도 했죠. 비구름 속의 산행은 무리였고 사진 촬영도 여의치 않아 보여 지상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울산바위 등산로를 조금 걸었습니다.

 

■ 5. 설악산 대웅전 / 6. 설악산 울산바위 가는 길

 

신흥사 경내를 가볍게 관람했습니다. 이곳은 유명한 절이기도 하고 소공원의 실제 소유주이기도 한데요. 서기 653년(신라 진덕 여왕 7년) 자장(慈藏)이 창건했다고 하는 이 고찰은 ‘통일대불’이라 불리는 초대형 불상으로 유명합니다. 이 불상은 높이 14.6m, 좌대 높이 4.3m, 좌대 지름 13m, 광배 높이 17.5m 규모며 108T의 청동이 사용됐다고 하네요. 1987년 8월 제작이 들어가 10년 후인 1997년 10월 완공됐고 내부에는 1992년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석가모니 진신 사리 3과와 다라니경 등이 봉안됐다고 합니다.

 

■ 7-8. 동치미와 막국수

 

설악산 소공원 탐방을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 아침식사와는 다르게 갈 곳은 명확합니다. 소야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긴 이름의 이 막국수 집은 속초 관광엑스포 타워 근처에 위치합니다. 몇 년 사이 외식의 메카로 성장하는 곳입니다. 적벽돌과 나무로 마감한 포근한 실내는 매우 깔끔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동치미 막국수 역시 깔끔해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으면 산뜻하게 한 끼 식사가 됩니다. 속초 여행도 식후경, 이어지는 일정은 더욱 힘이 났습니다.

 

 

“드라이브의 즐거움, 영랑호반길에서 고성 바다정원”

 

■ 속초 8경중 하나인 범바위

 

이어서 찾아간 곳은 ‘영랑호반길’입니다. 속초에는 몇 번 와봤지만 영랑호를 직접 돌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이 길은 ‘영랑호 골프장’과 ‘영랑호 리조트’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리조트 내에는 속초 8경 중 하나인 범바위가 위치해 있어 호수를 돌면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영랑호반길을 돌아 나와 향한 곳은 속초 장사장항 바로 위쪽 고성군에 위치한 바다정원입니다. 이곳은 요즘 속초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 중 하나입니다.

 

■ 넓은 주차장이 있는 고성 바다정원

 

대형 카페인 이곳은 작은 해변을 끼고 있어 음료와 빵을 먹으며 해변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설정은 재미있고 예쁘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이 몰리는 것은 의외입니다. 주말이면 몰려드는 손님에 대규모 주차장까지 마련한 모양입니다.

 

■ 9. 오른쪽 버튼을 눌러 스티어링 휠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 10. 드라이브 모드(W,E,P)와 4륜 구동을 제어할 수 있다

 

둘째 날은 4명의 친구가 교대로 티볼리 아머를 운전했습니다. 쌍용차를 비롯해 각각 서로 다른 회사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저를 제외한 친구들은 가벼운 운전대에 익숙해 이들이 운전할 땐 스티어링 감도를 ‘Comfort’로 바꿨습니다. 단단한 핸들링을 좋아하는 저는 스티어링 ‘Sport 모드’와 드라이빙 ‘Power 모드’로 바꿔 역동적인 주행을 즐겼죠. 우리는 티볼리 아머를 몰고 다시 숙소로 향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것이죠. 누군가는 낮잠 자고 또 누군가는 TV를 보는 이 시간이 진정한 휴식, 그리고 힐링이 아닌가 싶네요.

 

 

“활기 넘치는 속초의 밤, 대포항 그리고 시장 거리”

 

■ 속초 대포항의 밤

 

속초에 왔으니 생선회를 먹어야죠. 속초에는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은데요. 저희들은 아주 오래 전 기억 속의 장소인 대포항으로 향했습니다. 대포항에서 회를 먹을 땐, 두 가지 형태의 횟집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소위, ‘스끼다시’라 불리는 밑반찬과 튀김 같은 음식이 제공되는 일반적인 횟집과 활어를 파는 가게 뒤 작은방에서 오로지 회만 파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이를  ‘난전’이라고 부릅니다.

 

광어, 우럭 같은 일반적인 횟감 4마리를 상차림비 5000원을 포함 5만 5000원에서 6만 5000원 사이에서 먹을 수 있죠. 단 이곳을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밑반찬은 아예 제공되지 않고 매운탕을 주문하면 시장 내 다른 매운탕 전문점에서 손님상으로 배달이 되어 그 자리에서 돈을 내고 받습니다. 회는 저렴한 편이지만 푸짐한 기분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이죠.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조금 부족하다면 튀김 시장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그 바싹 함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현지인들에게 대포항은 회보다는 튀김으로 더 유명하다고 합니다.

 

■ 11. 속초 대포항 튀김골목 / 12. 속초중앙시장 내부

 

그렇게 식사를 한 이후, 시간은 10시. 뭔가 아쉬운 듯 해, 티볼리 아머를 몰고 속초중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티볼리는 늘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차입니다. 게다가 2018년 형은 NVH(소음∙진동 방지) 성능을 강화해 정숙성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속초중앙시장. 늦은 시간이라 주차장은 개방돼 있었고, 시장 안 점포의 반은 닫혀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있으니 닭강정과 튀김 가게입니다. 야심한 시간에 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은 의외입니다. 시장을 나와 속초 ‘로데오거리’라 불리는 중심가를 10분 정도 걸었습니다. 그렇게 속초의 밤이 깊어 갔습니다.

 

 

“장거리 여행, 고속도로 휴게소의 묘미까지”

 

■ 13. 비구름에 덮인 설악산 울산바위 / 14. 속초IC 입구에선 티볼리 아머

 

다음 날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여행 내내 비가 와서 아쉽다’라는 것과 ‘강한 햇살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양가감정(兩價感情)이 느껴졌습니다. 이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에 숙소를 나서 아침을 먹고 고속도로로 바로 진입했습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각오가 필요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서울양양고속도로는 편도 3시간을 예상하고 출발해야 하는데요. 서울춘천 구간의 상습정체 때문이죠. 특히 주말과 휴일, 강촌 IC와 서종 IC 사이 양방향에서 극심한 정체를 만난다면 시간은 4시간으로 늘어납니다.

 

■ 내린천 휴게소

 

이동 중간에 요즘 핫(Hot) 하다는 내린천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가장 최근에 개장한 곳 답게 첨단 시설이 갖춰졌고 건축물 구조도 특별했습니다. 또 3층에는 ‘숨길’이라는 전시관이 있어 동서고속도로에 대한 전시가 진행 중이었죠. 4층은 전망 층으로 삼각형태의 휴게소를 따라가다 보면 각 주차장에 이릅니다. 볼거리가 많았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전국 유명 고속도로 휴게소는?

 

강촌 IC를 지나니 예상대로 정체가 시작됐습니다. 이 구간의 정체는 익숙해져 50분 정도의 정체와 지체도 힘들진 않았습니다. 정체는 서종 IC를 지나자 풀려 이어지는 올림픽대로의 소통도 원활했습니다. 서울 논현동과 반포 두 곳에서 3명의 친구를 모두를 내려주고 확인해 보니 속초에서 서울 강남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2박 3일 일정으로 죽마고우(竹馬故友)와 떠난 속초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떠난 알쓸신잡 수다 여행, 아쉬운 것도 많았지만 나름의 재미와 여운이 남는 여행이었는데요. 친근한 옆 동네 같은 느낌의 속초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녀오기 퍽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여러분도 늦은 휴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속초로 떠나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