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엔진의 작동 원리는?”
앞서 자동차 부품 중 연비를 높이는 터보차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특히 디젤엔진에 터보차져가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려 하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터보 차져는 디젤엔진과 잘 어울리는 걸까요? 그 전에 먼저 디젤 엔진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디젤 엔진과 휘발유 엔진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어떤 방식으로 연료에 불을 붙이는가?’ 입니다. 휘발유 엔진의 경우는 점화 플러그를 이용해 불꽃을 일으킨 후 강제적으로 불을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는 엔진입니다. 반면 디젤 엔진은 점화 플러그가 아닌 공기와 연료를 혼합한 기체를 압축했을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연료를 폭발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엔진입니다.
주사기의 끝을 손가락으로 막고 피스톤을 끝까지 밀었다 놓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주사기 몸통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공기가 압축되면서 발생하는 열입니다. 디젤 엔진은 이 원리를 이용해 공기와 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한 다음 발생하는 열로 폭발 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압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폭발하기 좋은 상태가 되니까 공기나 연료를 미리 압축해서 집어 넣으면 엔진이 더욱 힘차게 움직이겠죠?
“찹쌀떡~ 궁합은! 터보차져와 디젤엔진”
이런 이유로 터보차져와 디젤 엔진은 찰떡 궁합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공기를 압축하고 연료를 압축해서 넣으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고, 폭발도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니까요. 휘발유 엔진도 점화를 위해서는 실린더 내의 온도가 중요하지만, 디젤 엔진은 기체가 압축할 때 발생하는 온도를 이용해 폭발 시키기 때문에 온도가 더욱 더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솔린과 디젤의 연료 특성 차이이기도 합니다.
특히 엔진의 기본 구동 원리 상 압축비가 가솔린 엔진에 비해 거의 2개 가량 높으며, 폭발력도 더 크죠. 따라서 더 많은 공기와 연료를 압축해서 넣을 수 있다면 폭발하는 시점이나 폭발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게 디젤과 터보의 찰떡 궁합 첫 번째 이유입니다. 폭발력이 크면 출력을 더 많이 얻을 순 있지만, 문제는 그 충격에 의해 부품들의 내구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대체로 더 무거운 편입니다.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만약 디젤 엔진이 더 큰 배기량에 더 큰 출력을 얻고자 한다면 엔진의 크기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늘어난 무게로 인해 실제 얻을 수 있는 출력의 효율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터보차져를 사용하게 되면 엔진의 무게는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출력을 더 얻을 수 있으니 연비 측면에서도 이득일 것입니다. 특히 배기가스를 이용해 공기를 압축하고, 더 큰 출력을 얻는다는 것은 에너지의 재활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버려지는 배기가스를 한번 더 이용하니 말이죠.
“점차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터보차져”
하지만 터보 차져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흔히 터보 래그(Lag)라고 부르는 현상이 대표적인 단점인데, 터빈에 충분한 배기가스가 확보되지 않으면 원래 의도했던 만큼의 공기를 압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엔진의 회전 속도가 느릴 경우 배기가스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터빈의 임펠러를 세차게 돌리지 못하고, 따라서 컴프레셔도 공기를 충분히 압축하지 못하겠죠.
결국 충분히 압축되지 못한 공기와 연료가 혼합되기 때문에 원하는 출력을 얻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됩니다. 이를 지연현상이라고 부르며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터보 래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터보차져의 작동 원리로 인해 발생하는 근본적인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저속과 고속 각 영역에 맞게 터보차져를 사용하거나 크기가 작은 터보차져를 2개 이상 사용해 저속에서도 충분한 폭발력을 얻게 만들고, 고속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공기를 압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한 개의 터빈만을 두고 배기가스가 지나가는 통로를 둘로 나눠 피스톤의 폭발 순서에 따라 배기가스를 순차적으로 받아들이는 트윈 스크롤 방식도 있죠.
최근에는 일부 모터스포츠에 아예 전기모터를 부착한 터빈도 등장했습니다. 배기가스가 부족할 때에는 전기모터를 작동시켜 강제로 공기를 압축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트윈 차져라고 부르는 방식도 있습니다. 터보차져를 작동시키기 전에 엔진의 힘을 활용하는 슈퍼차져를 돌려 공기를 압축하고, 이후 충분한 배기가스가 만들어지면 터보차져를 작동시키는 방식입니다. 물론 흔히 쓰는 방법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터보차져와 디젤엔진이 왜 잘 어울리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외에도 두 장치의 보다 완벽한 궁합을 위한 여러가지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디젤 엔진들이 터보차져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100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아마 앞으로도 디젤 엔진에는 터보차져가 거의 필수적으로 장착될 것입니다. 더 나은 출력과 효율성을 위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