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이야기 #1 : 연비 향상에 도움 주는 터보차져의 모든 것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솔린과 디젤인데요. 이 중에서도 디젤 엔진에는 유독 TDI 혹은 터보 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쌍용자동차의 무쏘에도 TDI라는 모델명이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T는 바로 Turbo를 의미하는 것.

 

최근 출시되는 디젤 엔진 자동차들 대부분이 이 터보를 장착하고 있는데요. ‘디젤엔진 = 터보차져 엔진’이라는 공식이 인정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디젤 엔진에는 터보차져가 많이 사용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그에 앞서 디젤 엔진과 터보차져가 처음 도입된 역사와 그 기능에 대해 간략히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00년 전으로”

 

 

디젤 엔진에 터보차져가 쓰인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의 일입니다. 터보차져라는 개념을 처음 착안한 스위스 엔지니어 알프레드 부치는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면 더 많은 출력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이 장치가 도입된 것은 자동차가 아닌 여객선이었죠. 10기통 디젤 엔진에 터보차져를 올린 후 거의 900마력 가까이 출력이 상승했고, 이후 여객선과 같은 대형 선박의 디젤 엔진에 터보차져가 장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둘의 궁합이 시작되었음에도 자동차로 넘어오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했죠. 당시로서는 높은 배기열을 견딜 만한 작고 가벼운 금속 케이스를 제작하지 못했고, 특히 베어링 기술의 부족으로 자동차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로 크기를 줄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약 50년 가량이 지난 후 대형 트럭을 시작으로 디젤 엔진에 터보차져가 하나 둘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거의 대부분의 디젤 엔진에는 터보차져가 올라가게 됐죠.

 

 

“터보차져, 누구냐 너!”

 

 

자연상태에서 공기는 온도나 기압에 따라 일정한 밀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스톤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공기를 빨아들인다고 해도 일정량 이상은 빨아들이기가 힘들죠. 하지만 공기를 압축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많은 공기를 제한된 공간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가면 더 많은 양의 연료를 혼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큰 폭발력을 얻어 같은 엔진에서도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겠죠?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터보차져입니다.

 

터보차져(Turbo Charger)는 쉽게 말해 엔진의 피스톤이 자리하고 있는 실린더에 더 많은 공기를 집어 넣는 장치입니다. 슈퍼차져라는 장치도 있는데 원리는 조금 다르지만 목적은 똑같습니다.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밀어 넣는다는 것이죠. 대신 슈퍼차져는 엔진의 힘을 일부 이용하는 반면 (최근에는 전기모터식이 개발됐다고 합니다.) 터보차져는 배기가스의 압력과 속도를 이용한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터보차져는 터빈과 컴프레셔(압축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터빈은 엔진에서 배출된 고압의 배기가스를 이용해 임펠러라고 부르는 일종의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장치입니다. 프로펠러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반대편에 붙어 있는 컴프레셔 내의 프로펠러도 같이 회전합니다. 두 프로펠러(임펠러)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컴프레셔의 프로펠러는 회전하면서 공기를 세차게 빨아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공기를 압축하게 되죠. 이렇게 압축된 공기는 다시 에어 인테이크 파이프(공기 흡입관)를 타고 실린더로 들어가며, 연료와 함께 혼합됩니다.

 

 

터빈과 컴프레셔 공기를 압축해 실린더로 보내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터보차저는 자동차의 출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토크를 높이면서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터보차저는 어떻게 해서 엔진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다음 시간에는 터보차저와 찰떡궁합 호흡을 자랑하는 디젤 엔진의 원리와 두 부품의 기능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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