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투리스모 타고 떠나요, 가족 8명이 함께 한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도심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산과 바다를 그리게 됩니다. 이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동경이겠지만 현대  자연이 머무는 공간을 찾아 떠나려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며칠의 휴가를 내야할 것은 물론 지낼 숙소도 준비해야 합니다. 인원수가 많은 가족이라면 장거리 이동 역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거대한 빌딩 숲을 넘나들며 반복적인 일상을 사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진짜 자연으로 회귀하는 일은 의무일지도 모릅니다. 여기, 주말 반나절의 시간만 내면 자연을 압축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수목원(樹木園)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시설이 크고 작은 정원으로 구성되어, 도시인들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곳이랍니다.

 

 

 

“자연의 축소판 정원, 도시인을 위한 수목원”

 

막상 가기 전에는 귀찮고, 또 차라리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현실이겠지만 실제로는 수목원을 방문한 사람 대부분이 한 두 시간의 산책만으로도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여유 있는 사람들이 개인 정원을 만들고 도시에 크고 작은 공원이 들어선 이유기도 합니다. 걸음마다 즐겁고 평소 풀어놓기 힘들던 대화도 자연스러워지니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게다가 실제 자연에서는 한 번에 보기 어려운 다양한 식물과 환경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심미적인 욕구도 충족되니, 우리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의 휴식 공간이 따로 없습니다.

 

 

수목원의 사계절은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봄에는 총천연색의 화려한 꽃을, 또 여름에는 초록으로 물들어 눈이 즐겁습니다. 가을에는 울긋 불긋 물든 산야를 즐기며 마음까지 가을 빛으로 물듭니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떨까요? 요즘 같은 때의 경관을 상상해보면 하얗게 눈 덮인 풍경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항상 눈이 쌓여있는 자연 풍경을 찾기란, 특히나 도심 가까이 산다면 더욱이 드문 일입니다. 수목원의 ‘빛 축제’는 사실 그런 부분을 개선하여 태어난 하나의 새로운 관광 상품일지도 모릅니다. 방문객이 드문 겨울 시즌에 사람들을 모을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든 상술이 부정적이란 생각은 편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유야 어찌 됐건 막상 행사장에 가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으니까요.

 

 

그리하여 최근 가족과 함께 두 곳의 수목원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빛축제’인 만큼 일루미네이션을 즐기기 위해 야간에 다녀온 경기도 파주군 소재, 벽초지 문화수목원과 또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아침 고요수목원인데요. 수목원을 야간에 방문한다는 것도 특별했지만, 이번 여행이 더 좋았던 이유는 함께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었습니다.

 

 

“8명의 가족이 함께한 근교 여행”

 

이번 여행에는 우리 가족 3명과 아내의 자매들, 장모님까지 총 8명이 함께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2대의 차에 나누어 움직여야 하지만 이번에는 9인승 투리스모 한 대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전면부, 특히 범퍼 디자인과 전조등이 바뀐 2018년 식 코란도 투리스모는 승차 인원으로 치면 11인 승과 9인승 두 가지 타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가족과 함께한 차는 투리스모 9인승입니다. 좌석 배열을 보면 1열, 2열, 4열은 좌우 각각 하나씩이고 3열 가운데에 접을 수 있는 의자가 하나 배치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가족이 다섯 명만 돼도 6인승 이상 다목적 차량을 선호합니다. 유아시트 또는 주니어 시트만 설치해도 2열에 3명이 앉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식구가 늘수록 짐도 함께 늘어나니 적재공간도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요즘 자동차 제조사들은 3열을 접어다 펼 수 있게 만든 7인승 SUV 모델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6명이 넉넉하게 이동하려면 패밀리 밴 또는 승합차가 더욱 적절합니다. 그 중에서도 9인승 모델이 가장 인기 있습니다.

 

 

벽초지 문화수목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와 동갑내기 이종사촌, 둘은 맨 뒷좌석에 앉아 그들만의 놀이 세계에 빠졌습니다. 그 앞, 2열과 3열에 나누어 탄 세 자매와 그들의 어머니 또 1열 보조석에 앉은 아내까지 그렇게 한 가족은 수다 삼매경(三昧境)입니다. 그나마 앞뒤로 긴 차다 보니 아이들의 목소리가 멀리 들려서 다행입니다. 전장이 5M나 되고 운전석에서 4열까지 3M가 넘는 차의 크기를 고려하면 당연합니다.

 

 

반면 ‘샤토’ 또는 ‘하이 리무진’ 같은 고급화 모델들을 선택하면 좀 더 편안합니다. 이것은 내부 공간을 고급스럽게 꾸미고 방음에도 신경 쓴 모델입니다. 게다가 지붕을 높인 하이 루프 옵션이 적용된 차라면 실내에서 이동하기 편하고 개방감도 극대화됩니다.

 

 

이번에 함께한 코란도 투리스모는 9인승 RX 사륜구동 모델입니다. 샤토 모델에 비하면 소박한 인테리어지만 운전석 말고도 2열과 3열 각각 좌우에 LED 실내등과 개별 송풍구가 설치된 모델입니다. 이날 이차에 탑승한 손님들은 차량의 모델과 트림에 상관없이 대만족입니다. 9인승 차량인 덕분에 형제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엔 아직 해가 떠 있습니다. 주말 교통정체를 고려해 조금 서둘렀는데 웬걸, 평일과 딴판으로 길에서 차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목적지를 5km 남짓 남기고 구불구불 산길이 꼬리에 꼬리를 이으며 나타납니다. 꽤 거친 노면이었는데, 갑자기  지난해 말 쯤에 직접 운전하여 돌아다닌 독일의 시골길과 많이 비교됐습니다. 이런 가혹한 도로 상황에서 전장이 5M나 되는 대부분의 패밀리 밴과 승합차는 승차감이 더욱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장시간 주행 시엔 내구성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경쟁 차들과 다르게 서브 프레임 구조의 하체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파트타임 사륜구동, 저속 모드까지 지원하니 더욱 든든합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집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만에 벽초지 문화수목원에 도착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여 ‘빛 축제’ 점등 전이었기에, 일단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겨울철 수목원의 낮 시간은 삭막합니다.

 

 

이 주변 가장 유명한 벽초지(碧草池)는 봄엔 수초가, 또 한 여름에는 연화원에 연꽃이 만발합니다. 파련정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은 매우 아름답지만 겨울에는 볼게 없습니다. 너무 일찍 왔다고 걱정하는 저와는 다르게 네 자매들은 계속되는 수다 삼매경으로 불만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 두 아이는 잔디밭에 풀어놓으니 망아지처럼 뛰어다닙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하나 둘 조명이 켜지더니, 수목원에 초입의 바로 보이는 BCJ 팰리스 건물과 그 앞 퀸즈 가든이 오색찬란한 빛으로 물들며 기다렸다는 듯 배꼽시계도 함께 켜집니다. 금강산도, 아니 벽초지도 식후경입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서 빵과 음료를 2층에서 한식 등을 주문해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골고루 주문해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한식은 먹을만했지만 돈가스나 우동은 가격에 비해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하지만 인근 식당 정보를 미리 챙겨오지 못했다면 여기서 식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수목원 인근 지역에는 특별히 추천할 만한 식당도 없고 그나마도 애매하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의 환상적인 일루미네이션”

 

 

식사 후에도 자매들의 수다는 계속됩니다. 청일점(靑一點)인 저는 식당에서 먼저 나와 수목원 야경을 구경했습니다. 식당 건물 앞 퀸스 가든에서 남쪽으로 가면 ‘아리솔원’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조명으로 장식된 문이 보입니다.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중앙 분수대. 체스 가든, 제우스 가든. 스핀 스톤 분수대, 물방울 가든, 어린이 놀이터 등으로 구성된 서양식 정원입니다. 그리스 식 석상과 분수대, 서구의 교회처럼 높은 지붕의 그린하우스 등이 이곳의 낮 풍경을 상상하게 합니다. 한편 이벤트 존과 채플 돔은 야외 결혼식을 올리기 딱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계절도 계절이거니와 이리 심한 한파에는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저녁식사 시간까지 포함해 3시간가량의 관람을 마치고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수목원을 나오며 보니 저녁 7시 늦은 시간임에도 새로 방문하는 차들이 도착합니다. 밤이 깊어갈 수록 더욱 인기 많은 ‘빛축제’입니다.

 

 

벽초지 문화수목원의 규모는 약 12만 평방미터로 2005년 9월 개장 하였습니다. 광탄면 거주민에 대해서는 우대 요금이 적용되는데요,  기상 악화로 인해 조기 폐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요금 환불은 어렵습니다. 하루종일 청일점 역할을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만, 여행은 다녀온 후가 더 행복하다는 말이 있죠. 오랜만에 왁자지껄 하게 보내고 나니, 아롱이는 빛축제의 일루미네이션까지 어느새 꽤 멋진 추억으로 자리잡혀 있습니다. 찬란한 빛축제의 아름다움을 가까운 분들과 나눠 보시고, 행복한 기억 가득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벽초지문화수목원 정보 및 가는 길

주소 : 경기 파주시 광탄면 부흥로 242 벽초지문화수목원
전화번호 : 031-957-2004
이용시간 : 매일 10:00~22:00 (빛축제는 일몰시부터 시작)
가격정보
성인 8,000원
중고생 6,000원
어린이 5,000원
경로/장애/국가유공자 5,000원
찾아가는 길 : 서울 → 통일로 → 호국로 → 대자삼거리에서 ‘의정부·고양동’방면 → 고양2교앞에서 좌회전 → 고양동사거리에서 ‘파주, 광탄, 안보상담소’ 방면 → 고양동삼거리 좌측  → ‘적성, 법원, 벽초지수목원’ 방면 → 벽초지문화수목원
 홈페이지 : http://www.bcj.co.kr//